예전에는 전염병이라는 말로 통했지만 요즘은 어감이 안 좋아서 감염병으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여전히 감염병은 무서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감염병은 질병이 사람에서 사람으로 옮기거나, 동물에서 사람에게 옮겨서 문제가 되는 경우를 말하기 때문에 감염병이야기를 하면 대인관계를 먼저 생각해 보게 된다. 동물에서 옮기는 감염병보다, 요즘 유행하는 사람사이에 문제가 되는 감염병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현재 국가에서는 감염병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과 관리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서 제어를 한다. 주로 제1급감염병, 제2급감염병, 제3급감염병, 제4급감염병, 기생충감염병, 세계보건기구 감시대상 감염병, 생물테러감염병, 성매개감염병, 인수(人獸)공통감염병 및 의료관련감염병 으로 분류하여 관리를 하고 있다. 이 분류법은 각 감염병의 특징에 따른 분류로써 치명률이나 집단발생 우려를 걱정하여 만든 분류이다.
임상적으로는 감염병에 대하여 사용하는 간단한 분류로 호흡기형과 소화기형으로 나눌 수 있다. 감염을 일으키는 균이나 바이러스가 침범하는 곳을 중심으로 분류해 보면, 호흡기를 통한 감염병과 소화기계를 통한 감염병으로 나눌 수 있다는 의미다. 호흡기형은 감염된 사람의 기침이나 타액(침) 등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이 되어 퍼지는 형태다. 소화기형은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의 분비물인 대변 등의 오염물질이 물을 오염시키고, 이 물을 먹게 되어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하는 경우다. 호흡기형의 증상은 감기증상을 생각하면 쉽다.
기침, 가래, 발열 등으로 발생하여 나간다. 소화기형의 증상은 설사병을 생각하면 쉽다. 복통, 설사, 발열 등으로 발병되어 간다. 호흡기형은 주로 춥고 건조할 때 많이 발생하고, 소화기형은 덥고 습할 때 많이 발생한다. 감염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세균같이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바이러스 같이 치료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항생제가 망치라고 비유하면, 세균은 쥐로 비유할 수 있다. 망치로 쥐를 치면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요놈이 제법 빠르고 잡기가 힘들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크기가 작은 벼룩이나 이로 비유할 수 있다.
인간이 사용하는 항생제인 망치로 아무리 두드려 봐야 잘 죽지 않고 바위만 깨진다. 그래서 바이러스형 감염병의 치료방법은 먼저 예방을 위해 예방접종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켜서 우리 몸이 예방접종으로 준비한 면역 체계를 무력화 시키는 경우가 많다. 일단 감염이 되고 나면 발생한 증상에 맞는 대증치료를 하면서 우리 몸의 면역기능이 질병을 이겨낼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지난 몇 년간 유행처럼 번진 코로나 바이러스질환도 호흡기 감염병의 일종이다. 지금 장마철을 맞이한 상태에서는 호흡기 감염병보다 소화기 감염병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한의학에서 질병의 발생원인 중 외부 원인에 의한 것을 외인(外因)이라고 부른다. 이 외인에 육음(六陰)과 여기(癘氣)가 있다. 육음은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를 말하며, 여기는 감염병을 의미한다. 이렇게 육음과 여기의 구별이 있지만, 육음을 자세히 보면 온도, 습도에 대한 것이 나온다. 즉 인간이 생활하는 환경에서 온도와 습도가 질병 발생의 유인으로 작용한다는 의미이다. 감염병에도 마찬가지로 환경요소가 중요하다고 생각되고 온도와 습도가 감염병의 발생과 확산 및 제어에 중요한 요소가 되리라 생각한다.
왜 여기에서 질병의 발생요인 중에서 외인에 대해서 말하는가 하면, 이런 온도와 습도가 질병 발생, 특히 감염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도 환경요소를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호흡기형 감염병은 저온 건조한 환경에서 발병하기 쉽고, 소화기형 감염병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발병하기 쉽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생장과정에서 환경요소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꼭 감염병이 아니라 가벼운 감기가 유행하면 호흡기 감염병에 준해서 고온 다습한 환경을 유지해주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마찬가지로 장마철과 여름에 장염이 유행한다면, 음식물과 기거환경을 시원하고 건조하게 만들어 주면 좋을 것이다. 현재 여름이므로 여름에 유행하는 감염병의 예방을 위해서 주의할 것은 환경을 시원하고 건조하게 한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였다. 그리고 음식은 꼭 익혀서 먹고, 깨끗한 과일이나 채소를 권한다. 그리고 생명력이 없어진 음식은 곧 상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즉 나무에 붙어 있던 과일이나 채소는 상하지 않지만, 나무에서 딴 상태부터 상해간다는 점을 잊으면 안된다. 육고기도 마찬가지다. 도축을 하게 되면 그 시점부터 상한다고 생각하고 여름 식재료를 관리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한의학에서 여름음식을 먹고 문제가 된 경우에 많이 사용한 약재는 곽향과 소엽이 있다. 곽향은 경상도 지방에서 “방아”라고 부르고 여름음식에 많이 사용했다. 소엽은 들깨 잎인데, 보라색을 띤 것이 좋다. 역시 여름 배탈 설사 등에 깻잎이 좋은 효과를 보이며, 예방에도 좋으니 많이 드시길 권한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다. 건강을 위해서는 균형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균형 중에 내외 균형이 있다. 여름이 되면 더위서 피부혈관이 확장되고, 피부로 혈액이 쏠려서 위장에는 혈액이 부족하고 혈관이 수축하게 된다. 그래서 여름에 배탈이 더 잘난다. 즉, 일반적으로 여름에 덥다 보니 찬 음식을 자주 먹게 된다. 찬 음식을 자주 먹으면, 그렇지 않아도 위장에 혈액이 부족하고 찬 상태에, 찬 음식이 들어가니 결국 위장에 탈이 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울 때 너무 찬 음식을 먹지 말고, 도리어 따뜻한 음식으로 위장기능을 도와주는 것이 여름 건강을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덥다고 너무 열을 내면서 찬 음식만 찾지 말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한 마음을 가지며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속을 데워 주는 것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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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성남시 오렌지한의원 원장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석사
대구한의대학교 한의학과 박사
을지대학교, 대구한의대학교, 한서대학교 외래강사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이사
손해보험협회 자문한의사
대한한방해외의료봉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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