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할수록 시험불안이 더 많다 -시험불안(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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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할수록 시험불안이 더 많다

시험불안에 관한 책들을 보면 대개 시험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을 때 긴장을 더 많이 한다고 나와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책들은 미국 책을 번역하거나 미국 책의 주장을 빌려 온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미국과 조금 다르다. 공부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시험을 보게 되면 물론 걱정이 되고 시험불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시험불안은 대부분 수능 수험생의 문제이다. 평소 쪽지시험이나 간단한 시험의 문제라면 시험 준비가 긴장의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능이라는 큰 시험을 앞두고 준비가 덜 되어 있어서 걱정하기보다, 준비는 오랫동안 철저히 했지만 자기 실력을 똑바로 보여 주지 못할까 걱정하여 생기는 불안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살펴보면 그 특징은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일수록 긴장 정도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아래 네 가지가 있다.

1) 완벽을 추구하는 마음

사람은 마음속에 완벽해지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든다면, 어떤 그림을 그리려고 하는데, 대충 그린 어느 정도 수준의 그림은 망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안 한다. 하지만 정성을 다한 그림이나 우연찮게 잘 그려서 정말 좋은 그림이 완성되려고 하는 경우, 끝부분에 가서 손이 떨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바로 이런 마음인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일수록 더 잘하고 싶고 완벽해지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2) 주변의 기대가 클 때 불안하다.

공부를 잘해 왔던 사람에게는 주변의 기대가 크다. 공부라는 것이 혼자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뒷받침, 좋은 선생님, 주변의 관심이나 협조가 필요하다. 자녀가 평소 공부를 잘해 왔다면 부모님이 거는 기대는 얼마나 클 것인가? 남편이 고시 준비를 해 왔는데 평소 성적이 좋았다면 힘든 뒷바라지를 하는 아내는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을까? 공부를 잘하는 수험생은 항상 주변의 기대를 의식하고 있다.

3) 경쟁 상대를 알고 있으면 더 불안하다.

반에서 1~2등 하는 학생은 내 경쟁 상대가 누구인지 잘 안다. 그리고 경쟁 상대를 항상 의식하고 그 사람이 공부하는지 노는지 관심을 가진다. 반면에 반에서 25등을 하면 24등이 누구인지 26등이 누구인지 모른다.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 경우와 경쟁자가 보이는 경우 누가 더 마음이 불안할까?

4) 자신의 성적에 따른 결과를 예측 가능할수록 더 불안하다.

대학입학 시험의 경우, 공부 잘하는 수험생은 자기의 성적에 맞는 학교와 학과를 항상 신경 쓰고, 시험 성적에 따른 예측 지원학교를 생각하게 된다. 몇 문제가 더 맞거나 틀려서 성적이 조금만 바뀌면 학교가 바뀌고 학과가 바뀐다. 즉 한 문제 차이로 서울대냐 연세대냐 하는 것이 결정되고 이를 누구보다 수험생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중간 성적 이하의 수험생은 문제 몇 개 더 맞히거나 틀리는 것이 당락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누가 더 긴장될 것인가는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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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한 원장

오렌지한의원 글과 기록몸을 살피는 한의학, 사람을 향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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