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불편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현대는 누구나 시험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세상의 물건을 평가하듯이 사람도 평가를 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쓰는 저자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나 모두 누군가에게 평가를 당하고 있고, 그것을 서열화하고 점수화한 시험이라는 세상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런 평가에 이제 익숙해져서 약간은 즐기는 심정으로 시험을 대할 것이고, 누구는 아직 마음 준비가 안 되어 시험에 대해 불편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시험을 벗어날 수 없다.
일부는 이런 상황이 너무너무 괴롭고 힘들 뿐만 아니라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 못했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랴? 세상은 시험으로 물들어 있는데. 이런 시험 세상에서 시험을 피하고 불평하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이런 시험이라는 제도에 맞춰서 어깨 펴고 웃으며 살 것인가? 어차피 피할 수 없다면 시험에 적응해야 한다. 시험은 공부 잘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뽐낼 기회이고, 공부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분발할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정보를 얻는 데 책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정보를 정리 저장하는 기능에서 책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책을 출판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수험생 진료가 10년을 거치는 동안 그동안의 임상 경험들의 정리가 필요했고,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 경험들이 사장될 수도 있겠다는 염려도 하였다. 책을 쓰면서 다양한 정보를 담는 것과 중요한 내용을 담는 것 중에서 어디에 초점을 맞추어 정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인지에 관하여 갈등을 겪기도 했다.
많은 수험생 부모들을 만나면서 알게 된 점은 대부분의 학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해 자신감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고등학교 과정까지 양육하는 과정에서 사춘기 시기 대처의 어려움, 본인세대와 다른 교육과정, 자신들 시대에 비하여 복잡한 대학별 모집요강 때문에 결국 자녀 교육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되었다. 그 끝에 가서는 자기 자녀 교육에 관하여 포기를 하게 되고, 마침내 다른 사람 손에 자녀를 맡기게 된다. 이런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고, 이 원고를 정리하면서 많은 학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보려고 했다.
위에서 말한 나 자신의 의도와 교육환경의 변화 속에서 시험을 앞둔 수험생 진료를 하면서 느낀 점을 용기를 내어 이렇게 부끄러운 글로 표현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편들의 내용은 시험의 특징, 저자의 인생경로, 수험생의 질병관리와 처방 약재 및 체조, 시험 직전 관리, 각 시험의 특징, 약 처방과정에서 주의사항, 시험불안에 관한 한의학적 서양 의학적 접근법, 시험 처방의 실재, 동의보감 문헌과 시험불안 치료 자료 순서로 구성했다. 일부 편에는 내가 진료과정에서 느낀 점이나 나름대로 정리한 내용을 담았고, 다른 편에는 정신과 교과서와 동의보감 내용을 차용하였다. 시험불안 치료에 필요한 내용이라서 불가피하게 사용하게 되기도 하였지만 내 능력의 미흡함에서 비롯된 점이 많다.
이 책은 큰 시험을 앞두고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는 많은 수험생을 위해 준비하였다. 그리고 힘든 수험생을 바라보는 학부형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한의사 입장에서 시험불안을 가진 수험생이 내원하면 어떤 방향으로 진료해야 할 것인가? 즉,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진료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적었다. 그리고 수험생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과 그런 수험생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런 점이 수험생을 진료하는 동료 한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책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도서출판 지식과 감성# 장길수사장님과 편집 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고생한 아내 신혜영 네 아이 범석, 승, 경문, 가린과 부모님께도…….
“시험은 공부 잘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을 뽐낼 기회이고, 공부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분발할 자극을 주는 것이다.”

